매번 대청봉에 오를 때 마다
화채봉을 내려다 보며
가고싶어 했던 화채봉을
드디어 오른다
사당에서 일찍 출발
현지 진전사 도착 했건만
버스에서 수면을 더 취한 후
야식도 먹고
날샐 무렵 입산을 시작한다
진전사 개들이 달려나와
야식을 얻어 먹더니
산 입구까지 배웅을 나오고~
절 우측으로 돌아 산길을 찾아
조심스레 들어가다가
길이 아님을 알고 다시 되돌아 나와
길 찾으니 반듯한 길이 한참이나
이어진다
오색 한계령의 너들바위 길과는
확연히 다른 육산으로 이어져
이 곳이 설악인가 싶다
천천히 쉬엄쉬엄 자주 쉬며 오르니
얼마 못가 숲속이 환해지면서
날이 새고
빽빽한 숲속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자
쾌청한 가을 아침 하늘이 반긴다
두어 시간 걷기 좋은 길을 지나자
너들바위가 없는 대신
온통 잡목으로 우거진 숲길을 걷느라
옷이 다 헤어질 정도의 정글 속 나무에
앙증맞게 매달려 있는
송암산 팻말이 반갑구나
설악의 오지맛을 제대로 느끼는
화채능선길~
가파른 오르막을 두 세번 올라야
1260봉 넘고
반복되는 가파른 오르막을 빡세게
오르자
화채봉이 가까이 다가 온듯
하지만
본격적으로 너들 바위 능선길이
시작되어
곡예하듯 조심스레 발을 옮기며
울긋울긋 가을 단풍을 탄다
점점 화채봉이 가까워질 수록
수직으로 오르막을 오르고
코가 땅에 닿아
절로 9월의 구절초랑 입맞춤
야생화들과 눈맞춤 한다
와~~~!
드디어 화채봉 우뚝 서다
한눈에 쫘~악 펼쳐진
대청~공룡~용아~울산바위~속초바다
매번 보았던 방향과 완전
반대편에서 보는 설악의 속살은
이루 말로 어찌 다 표현 하리
고저 가슴 벅차게
포효하고~~
또 포효하는 감동의 도가니~~!
다시 하산길은
비탐구간으로 넘어가지 않고
빽코스~~
한 번 지나갔던 길이니
익숙하게 넘어간다
꿈에 그리던 화채봉을 품었으니
발걸음 가볍게 내달려
송암산을 지나
갈림길에서 오를 때 반대편으로
내려가다가
갑짜기 길없는 계곡길 따라
마구잡이로 내려 가길래
그냥 감각적으로 희미한 길 따라
맨 선두와 합류해 내려간다
계곡을 사이에 두고
팀과는 잠시 이별
큰 산은 골도 깊은 편
자칫 길을 잃으면 엄청 고생함을
알기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
희미한 길을 잘 이어 간 끝에
둔전계곡으로 하산
저수지를 지나
진전사 도착하니
팀보다 한시간 일찍 하산 완료다
진전사~송암산~1260봉~화채봉~
빽코스, 약 17~18km
쉬엄 쉬엄 진행~
포토 놀이를 넘 많이 했더니
새벽 5시 입산
오후 4시 하산
내년 여름엔
둔전계곡에 놀러 오고 싶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