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도
어김없이 등산화 끈을 단단히 묶고
마음의 끈도 단단히 조인 채
올해로 5년 째 봄맞이 성중길에 나선다
홀로 호젖하게 사색하며 신나게
걸을 참이다
어제 종일 비가 내렸고
입산 전까지 내렸다 그친 상태라
바닥은 젖어있고 안개가 자욱하다
버스는 화대종주 팀을 내려주고
성삼재 내리니 02:20
입산 차단기가 내려져 있지만 국공이 없어
화장실 들렸다
02:35, 슬금슬금 들어간다


작년엔 높은 기온으로 봄이 일찍 시작되어
꽃이 대부분 지고 없더니
올 봄은 이제막 꽃망울이 맺힌다


평탄한길~나무계단~평탄한길~
돌계단 순으로 2.1km 오르면
노고단 대피소다




한 번 더 돌계단을 올라서면 노고단
03:04, 3km
올라서자마자 뒤에서 국공이 뛰어오더니
성삼재에서 몇시 출발했냐고 다그친다
아니 입산시간을 노고단 부터 적용하면
될일이지 위험하지도 않는 평탄한 길을
이랬다 저랬다 하는지 탁상행정이다
암튼 따졌다간 발길 붙들릴까봐
대충 둘러대다 다음부터는 3시 부터
올라 오라며 통과시겨준다 .. 에휴 ~

축축히 비 그친 길을 조심스럽게 내디디며
속보로 걷기 시작한다
노고단 능선길은 속도내기 좋은 길이나
길들이 온통 물웅덩이가 되어있고
질퍽거려 신발젖을까봐 이리저리 건너뛰며
속도를 낼려니 온통 긴장의 연속으로
온몸의 텐션이 최고조로 오르는
이런 느낌 넘 좋다!
싱그러운 봄기운과 상큼한 공기속으로
심신의 긍정 긴장도가 급상승하며
일제히 탱글탱글 부풀어 오르는 집중력
정신이 매우 해맑아지는 느낌
사 라 있 네!
버스에서 동료를 만났지만
그들은 반야봉에서 일출보는게 목표라
장터목으로 빠진다 하였으니
신경쓰지 않고 혼자 프리한 페이스로
편하게 가면 된다

04:33, 8.5km, 삼도봉 도착
삼십분 일찍 출발했더니
시간이 단축되어 마음이 편하다

삼도봉을 내려서는 긴 나무계단
역으로 올라오면 얼마나 힘들까..

화개재 데크길 ~

토끼봉 올라서자 하늘이 발갛게 동튼다


이제 막 피어나는 새싹들이
상큼한 아침 향기를 내뿜으며
나폴거린다

06:20,13.0km, 연하천도착
예정대로 화장실만 들렸다가
벽소령가서 아침 먹는걸로 하고
일찍 도착했다는 좋은 기분으로
살랑살랑 콧노래 부르며
바나나 한개 천혜향 한개 까먹으며 걷는다

조망이 탁 터지는... 첫 번째 포토죤..👍

두 번째 포토죤... 형제봉 바람골..👍
흐린 날씨라 그닥 안예쁜 그림이다

세 번째 포토죤... 신비의 길..👍

그럭저럭 1부 목표지점
07:42, 16.6km, 벽소령 도착
취사장에서 아침밥을 먹으며
라면 끓이는 분에게 따끈한 물한잔 얻어
커피도 한잔 마시고
새로 생긴 수도물도 편하게 보충한다

벽소령에서 세석까지는 다소 힘든 구간으로
페이스조절 잘하며 가야
나머지도 순탄해진다
09:01, 긴 덕평봉 고개가 제법 힘들다

종주객들에게 목마름을 달래주는
섬비샘은 마른 적이 없다

하얀 운무가 산골짜기를 흘러다니며
너울너울 춤춘다
지리산 천지신명님께 고하나이다
국민주권을 상습적으로 강탈하고 유린한
저 비상식적인 범죄집단을
이 세상 가장 가혹한 벌로 철퇴를
가하여 주시옵소소
연약한 민초가 상대하기엔
너무나 끈질기게 철판이고 뻔뻔하고
악랄 하나이다



지리능선의 올 봄은 평년 같이
이제 막 봄을 알리는 진달래가 피고있다
그러나 지천으로 깔렸던 단풍취나물은
기후 탓인지 작년 올해 거의 안보인다

천왕봉을 찾아보세요
저 ~ 기 ~ 아득히 보이네 ~



썩은 나무에도
풀씨가 날아들어
새싹이 돋고 꽃을 피우고..🌱
부정선거에 분노하는
민초들 생각하면
가슴이 아픔니다..☘️

칠선봉 ~


저 앞에 솟은 영신봉을 넘어서면 세석인데
지친 다리로
마의 175 계단을 넘어야한다 ㄷㄷㄷ





세석대피소 쉬지않고 통과
대피소에서 쉬면 촛대봉 오르기 넘 힘듦
돌계단도 쉬지않고 끈기있게 올라
11:14, 23.6km, 촛대봉 도착
와 ~ 우 ~ 잘했다..👍👍
배낭을 내리니 눈치 빠른
까마귀가 날아와 앉지만 줄게 없네
아삭아삭 달달한 참외 하나로
피로를 달래고 장터목으로 고 ~ 고~~




언제나 마음이 포근한 연하선경 길 ~!

12:33, 26.3km, 장터목
화장실만 들렸다 바로 오르기

제석봉을 오르는데 역시 넘 힘들고
허기도 몰려와 주저 앉아 빵 우유를 먹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힘든 기색이 역력한
화대종주 하시는 분을 불러
포도를 같이 나눠 먹는다

소나무가
바위 위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도도하게 잘 성장하고 있다

드디어 마지막 고지를 코 앞에 두고
굽이굽이 걸어온 뒤안길을 멀리 내다보니
걸어온 발자국이 하염없이 흐른다



13:54, 28km
한국인의 기상이 발원 되는 곳
백두대간의 시작점이자 끝점
천 왕 봉!
성삼재에서 이곳까지
어둠을 뚫고 한 번에 달려오기 위해
팽팽한 긴장감과 투지 의지 인내
열정을 끌어올리고
나 자신과 또 다른 나자신이 의기투합해
끝까지 해내고자 하는 집념의 결승점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요
자랑할 뭔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하루 하루 삶을 살아가는 인생길에서
스스로가 원하는 삶의 방향이 뭔지
어떤 삶을 살아야 나다운 삶인지
나이 먹어감이 그저 주어지는 훈장이 아니듯
스스로를 더 깊숙히 들여다보고 다듬고 깊어지고 성숙해진 혜안과 지혜를 얻기위해
발이 부러트도록 걷고
힘듦의 한계를 포기하지 않고 넘어섰을 때
얻는 자신감은 그 어떤 댓가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된다
그래서 평소엔 23km이내의 산을 걷다가
연 중 봄 가을 두 세번 정도는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불수사도북
장거리 종주를 해서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 넘어 본다
물론 힘들다
중간에 포기하고 탈출할 수도 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낼수 있는
역량을 기르기도 하지만
그 과정속에 스스로를 재발견하는
기쁨도 있고
끝까지 완주하고나면 스스로에게
자신감이라는 귀한 훈장이 주어진다
그것은
"스스로를 믿는 신뢰감이다"






최종 고지를 탈환하고
내려오는 하산길은
기쁨과 고통이 공존한다
이 두 심신의 엇박자를 잘 다스려야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것도 잘 알기에
훈련을 통해 스킬을 길러
정상 ~ 법계사 ~ 장터목 갈림길까지
탱글탱글 긴장감 있게 쉬지 않고
속도감 있게 내려온다
한 번 쉬면 다리가 풀려 반복적으로
쉬어야 하고 고통도 더 길어질 뿐이다
출렁다리까지 내려와
평상에서 딱 3분 잠시 누워 휴식 후
또 속보로 마무리 한다
15:46, 33.5km

오 ~ 연두 연두!!
꽃 보다 예쁜 싱그러운 연두색
나폴 나폴 나폴리는 연두의 계절은
원기가 가장 왕성한 때이다



올 봄 성중종주도
마음 먹은대로
계획대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되어
무한 기쁘다...😂
7월에
꺼꾸로 중성종주 이벤트가 있는데
날씨도 더운 때라
또 할려니 징글징글 ~ 😄
다음 산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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