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설악대종주(남교리~ 십이선녀탕~대승령~귀떼기청봉 ~한계령삼거리~대청봉~희운각 ~공룡능선~마등령~금강굴~ 비선대~소공원)

yahaney 2024. 11. 11. 12:14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설악대종주에 도전장을 내밀다

지난주 우중산행임에도
공룡능선을 역대급 실력으로
한방에 넘으면서 확신을 굳혔고
몸이 만들어진 김에 함 해보자

날씨가 약간 쌀쌀하긴 한데
장거리 걷기엔 오히려 이런 날씨가 더 좋다

밤 10:40, 남교리 도착
간식 먹고 준비해서
11시, 칠흑같은 계곡길 따라 들어간다


어둠이 짙을 수록
밤하늘의 별은
더욱 초롱초롱 선명히 빛나고 ~


이 계곡길을 대부분 하산 방향으로
여러 번 다녀 갔지만
서북능선 너들길을 너들너들 넘어와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청정 물줄기 따라
비경을 즐기는 코스로
이미 지친 다리는 하산길도 길고 긴
힘든 계곡길로 느껴졌기에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색이나 금강굴 깔딱 오르막 보다
훨씬 수월하게 서서히 고도를 높히며
돌길 흙길 잘 만들어 놓은 데크길을
번갈아 걸을 수 있어
계곡 끝지점까지는 다소 편안하게 오른다

비경 절경을 자랑하는
십이선녀탕 계곡은
한시도 쉴 틈 없이 수 천년을 이어오며
굽이굽이 물줄기가 만들어낸
웅덩이의 탕이 많지만
그 중 이름도 예쁜 복숭아탕이 제일 예쁘다


계곡이 끝나면
가파른 돌계단을 헉 헉 대며 오르고
오르막 끝에는 편안한 흙길을 걷다가
안산 갈림길"을 만난다
항상 이 곳에 오면
오래전 설태에 도전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한계리 내설악휴게소에서 안산을 치고 올라
서북능선을 넘어 한계령에서 퍼져버린 경험
그땐 나름의 자신감으로 도전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미숙하고 아찔하다


안산갈림길 넘어 대승령을 향하는
오르내림은 다소 편안한 육산길로 이어진다

강원도 심심 산골
캄캄한 산속을 렌턴 불빛에 의지해서
밤산행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사실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멀리서 언뜻언뜻 반짝이는 빛이
얼핏 짐승 눈빛 같기도 한...노란 반사 시그널
이런 상황에 남한에도 호랑이가 출몰한
얘기를 들었다는 동료의 말이
실감나게 들리는 순간이다  흐 ~ 흥~~

02:03, 8.6km, 대승령 도착.. 🙋
자 여기까지는 에너지 좋을 때
가장 쉬운 길을 온 것이다


이제부터는 본격 서북능선의 본모습을
마주하며 정신 바짝 차리고 걸어야 한다
직벽 같은 계단도 한 눈 팔면 어지러워
몸이 균형을 잃을 수 있으므로
고개를 돌리지 않고 따박따박 오르내린다


천년의 세월을 먹고
생명을 이어가는 주목나무
속은 텅 비었지만 천년의 세월을 꽉 째우고
설악산을 호령하는 아주아주 큰 주목나무에
살포시 안겼다 따뜻한 마음되어 갑니다


시작할 땐 기온이 쌀쌀 했는데
몸에 열이 나면서 더웠다가
능선길은 역시 손이 시릴 정도로 춥고
바위가 얼어 있어 극도로 긴장하며 걷는데
순간 발이 미끄러지면서
튀어나온 나무에 무릎을  강하게 부딪혀
큰 통증 유발... 아뿔싸 못걷는거 아닌가
잠시 주저앉아 있다가 통증이 작아져
다행으로 걸을 수 있었다
나중에 보니 살이 움푹 패여 있었다는...
그나마 뒤에서 동료가 잡아주어 멈췄다 ㄷㄷ


큰 감투봉, 1408봉 ~~
귀떼기청봉 ~~
오르내림이나 너들 바위길이
정말 험로의 길이다

캄캄한 어둠속
이 험로의 길을 걸으며
내 모든 촉각을 곤두세우고
평소 나 아닌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시간
누가 시킨 것도
어떤 댓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
순전히 나 자신이 강하게 원해서 걷는
이 모든 공간들은
스스로에 대한
강의식의 공간을 확장시켜 준다

밝은 낮시간, 편안한 육산길이 아닌
긴 어둠속, 거칠고 긴 험로의 길을
스스로 해내고자 하는 강의지로 걸어가는
이 열정이야 말로 나 자신과 마주하는
또 하나의 큰 가치다
한 발 한 발 험로를 걸으며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스스로를 재발견해가며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우고
마음속 깊은 곳이 맑게 정화되고
험준한 조건을 하나 하나 돌파하며
하늘 별 달 돌 바위 구름 바람 산세
세상 우주만물의 형상들을
듣고 보고 부딪히는 모든 상황에서
의식 공간이 확장됨을 느낀다

이런 과정을 진행하기 워해
무척 애를 쓰야하고
비틀비틀 아슬아슬
무척 힘은 들지만
이 순간들이 뿌듯할 정도로
스스로를 한껏 끌어 올린다


05:49, 드디어 귀떼기청봉
대승령 이후 이곳까지는
어둠속에서 계속 고도를 높히며
오르락 내리락 아슬 아슬
참으로 힘을 많이 빼며 왔다
반대로 한계령에서 대승령 방향 일땐
귀떼기청 부근에 오면
날이 밝아 올 때 쯤이라 그나마 걷기가 좀 낫다
그리고 운무 향연이 펼쳐지는 경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곳인데
이제야 조금 미명이 열리는 시간이라
경치는 거의 안보인다


가장 최악의 코스를 넘어와
한계령 삼거리를 향하는 너들지대에서
저 멀리 건너 갈 능선 위로
붉게 타오르는 여명을 본다
마치 화산 폭발 같은 장면이다
벌써 많이 지쳤고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새 날이 열리는 황홀한 장면을 보니
또 새기운을 받는다


천지신명이시여!
태양신이시여!
한낱 나약하고 간교한 미물들이
공정, 정의, 자유, 법치를 무참히 파괴한
죄를 벌하여 주시옵소서

그 악의 무리들이 버티는 힘이
너무 악랄하고 교활해
선한 이들이 어리석음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진실을 볼 눈이 멀어 있나이다

민주화라는 허울 좋은 탈바가지를 쓴 채
앞에선 수십 년간 거짓과 위선을 떨고
뒤에선 야금야금 민주화를 파괴시켜 온
저들의 민낯이
낱낱이 공개 되도록 하시옵고

작금의 주권을 부정조작한
그 속내가 드러날까 아슬아슬 외줄 타면서
민주 공정 정의의 단어가 슬며시 사라진 채
허무 개그만 연발해대는 저 악귀들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가혹한 벌을 내려주소서

헌법 제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 부터 나온다

그러나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 부터
나오지 아니하고
주권을 찬탈당하였는데도
국가 존립을 파괴한 자들을 수사하지 않고
헌법 1조를 수호하지 않는
대통령도 공범이다

주권 도둑맞은 국민이여
분노하라
분노하라


07:05, 15.8km, 한계령삼거리
조금 전에 걸어온 너들지대를 건너다 보니
감회가 새롭고
지친 발걸음이지만
부지런히 대청봉으로 향한다

한계령에서 올라온 젊은이들이
아름다운 산그리메에 환호성을 지르며
사진 찍기 놀이 하느라 시끌벅쩍 하다


빡세게 힘들었던 서북능선은 멀어지고
중청 대청봉은 점 점 가까워지나
아직 갈 길이 까마득하다

아침식사를 희운각에서 먹을 예정이였는데
예정 시간 보다 지체 되면서
지치고 배가고파 끝청 부근에서 바람을 피해
다리 뻗고 휴식도 취하며 조찬을 한다.


지쳐 있으니 중청으로 향하는
낮은 오르막도 힘에 부친다

그럭저럭 대청봉이 600m 앞으로
성큼 다가왔네
중청에 배낭을 내려놓고..

10:25, 21.8km, 대청봉..🙋
설악 최고봉에 올라
포효하고 턴 한다


대청봉 찍고 중청 소청 갈림길을 지나
희운각으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는 길에
역으로 오르는 산객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코박고 오르는 모습을 보니 안스러워
힘내세요 ~ 파이팅 ~ 먼저 인사를 건네며
서로 힘을 얻는다 ..😂 😛

희운각을 향하는 내리막을 후다닥 내려와
대피소에서 물도 보충하고
간식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다리 스트레칭도 하고
양말도 뽀송하게 갈아신고
의지도 불끈 다지고
그래 여기까지 왔으니 끝까지 잘하자

지난주 공룡을 시원 시원하게 넘은 스킬대로
느슨해지지 말고 탄력있게 가자
이제 다리의 힘 보다 마음의 힘 강의지로
다시 전열을 단단히 가다듬고 출발 ~

으 ~ 악 ~ 공룡이닷 ~~😛 😂

12:16, 24.5km, 무너미고개
빡센 오르막을 코박고 넘는다

보통 무너미고개를 넘어 공룡 진입할 땐
평균 9시 이전이라 못박았었는데
이번엔 특별하게 12시를 넘겨 진입하니
산행종료 시간이 상당히 늦어질걸 예상한다

헥헥 거리며 간신히 신선대 올라서니
오전에 흐렸던 하늘이
아주 맑게 갠 청정 가을하늘이
시원스레 펼쳐져 기분이 너므너므
명쾌 상쾌 통쾌하지요...😛 😂 🙋


크고 작은 오르막 8~9개를
코박고 오르내리니
드디어 공룡 끝 ~~ 휴!!!

15:18, 29km, 마등령
잠시 쉬며 몸을 추스린 다음
체면을 건다
다리 안아프다
다리 안아프다
다리 안아프다
살금살금 뛰기도 하며
점 점 끝을 향해 간다

< 오늘의 인생 샷 ...👍👍👍>


흐 ~ 흑~~
17:23, 32.5km, 비선대
다시 렌턴 켜야될 걸 예상했는데
다행히 덜 어두울 때
내 려 섰 다 .. 와 우 ~~

17:58, 36.2km /  38km, 소공원
강북 5산 종주 보다 키로수는 짧으나
조금 더 힘든 느낌 or 비슷한 느낌

또 다시 어둠이 깔리고
야 ~ 호 ~~
설악대종주 무탈 완주 성공..🙋


다음 산행은?...


#설악산 대종주
#남교리 #십이선녀탕 #대승령
#1408봉 #귀떼기청봉 #한계령삼거리
#끝청 #중청 #대청봉 #희운각
#무너미고개 #공룡능선 #마등령
#금강굴 #비선대 #소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