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맞이 산행 북설악으로 달려간다
설악산 구간이 대부분 다 그렇지만
마산봉 신선봉 코스는 비탐구간이 있고
거친 암릉을 오르내려야 하는 코스라
일반 산악회는 잘 가지 않는
험로 중의 험로지만 기회가 되면 한 번씩
가고 싶어지는 곳 중의 하나다
그리고 백두대간 남진 시작점이자
북진 끝점이기도 하기에
설렘과 감동이 서려 있는 곳인데
어쨌든 이래저래 탐방길에 발 들이니
또 감회가 새롭고 새로운 시작점이 될런지
일단 간을 좀 보기로 하고 ~
01:55, 진부령 도착
간단 체조 후
대간의 상징석 앞에서 한 컷 하고 출발 ~
어느듯 무더위가 사라진 채
밤공기가 상큼하게 다가오고
풀벌레 소리 가득한 숲속으로
걷기 시작하는 한밤중의 산속여행은
아주 특별한 초가을 여행이 된다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한밤중에 낯선 곳을 낯설지 않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반복 훈련된
익숙함이 참 좋다
그리고 무디어져 갈 수 있는 감각을
적당한 긴장감으로 오감을 예민하게 만드는
무박산행의 묘미!
진부령에서 ~ 흘2리 ~
마산봉 시작점 주차장까지는
힘든길 없이 편안하게 시작했다가
03:19, 알프스리조트 부터는
정상까지 쭉 오르막이다
04:15, 5.2km
리조트에서 한시간 정도 쉬지 않고
마산봉에 올라
인증샷 하느라 시끌벅적 하다
작년 이맘 때 미시령에서 진부령으로
넘어 왔었는데
이번엔 반대로 넘어간다
병풍바위 방향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오르막을 오르면
너들지대 암봉이 나오고
대간령을 향하는 내리막에선
북설악 전체와 동해의 뷰가
한 눈에 터지는 곳인데
날이 조금씩 어슴푸레 밝아오는 시각이지만
이슬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라
빼어난 경치를 못보는 아쉬움이 크다
작년, 이곳에서 멋진 경치를 감상하며
최고의 아침 밥상을 펼쳤던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
05:50, 8.2km
새이령(대간령)에 내려서서
약간의 간식을 먹고
건너서 비탐구간으로 진입해
헬기장에서 산신제를 지내고
아침을 먹는단다
(1명 탈주자 발생)
헬기장에 올라섰지만
후미가 오질 않아 먼저 조찬을 하고
산신제를 지낸다
오락가락 하는 비에
우의를 입었다 벗었다 하다가
더운 열기로 차라리 비를 맞는게 나았다
정글 같은 길
어려운 길
위험한 길을
초긴장 상태로 반복해서 통과해가는
그야말로 너들지대 암릉길
그러니 비탐구간 일수 밖에 없다
온 신경을 발끝에 집중해야지
한 눈 팔면 큰 일 난다
지난 겨울 이 곳에서 사망 사고가 났는데
오늘에야 자세히 듣는다
폭설 한파로 설악전구간이 통제 되었고
이 구간을 계획했던 산악회가
일정을 취소하자
회원 4명이 승용차를 타고 왔다가
2명은 포기하고 동해 회먹으러 가고
2명은 강행하다 운명이 갈린 거란다
도전도 좋지만 자칫 생사가 갈릴 수 있는
무모함은 조심하자
< 귀여운 도토리 삼형제 >
08:36, 11.1km, 신선봉
일출도 못보고
운무속에 갖힌 상태라
동해의 멋진 조망도 못보는 곰탕 날씨
많이 아쉽지만 신의 영력이니 어쩌랴..
이 척박한 지역에 생존한 풀 한포기도
꽃을 피우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이토록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지..
< 귀한 산머루 >
그렇게 산을 다녀도 머루 보기가 쉽지 않다
상봉 오르기 직전의 아주 위험구간
10:03, 12.4km, 상봉
마산봉에서 상봉까지는
공룡능선 보다 더 어려운 구간으로
시간당 정말 얼마 못간다
이 구간은 확실히 북진 방향으로 하는게
맞는거 같다
남진 방향이 오르막이 더 많아
힘있을 때, 어두울 때 지나가야
속도를 낼 수 있다
상봉 부근을 통과하면 미시령까지는
그나마 순탄한데
국공을 피해 화암사로 간다니
좀 쉬운 길인가 했다가
여우를 피하려다 호랑이를 만난 격이 된
험난한 하산길 ~
처음 가보는 화암사 길이라
좋기도 하지만
온통 위험한 길이라 이 길로 오는건 무리다
남진 북진 방향의 의미를 떠나서
이 구간은 무조건 북진이 맞는거다
바위 사이로 통과하는
일명 출산바위도 어렵게 지나고
길 없는 길 찾기 하느라 진땀을 뺀다
그러는 사이 자칫 못보고 지나칠 뻔 한
선물같은 장면 포착
다람쥐가 소나무 꼭대기에 앉아
잣 까먹는 모습
오~ 너무 환상적이다...😍 😂
속도도 안나고 끝이 안보이는 길
다리도 후들거리고
다들 지친 기색들이 역력하다
12:26, 드디어 1.5km 남았다
12:54, 종료
거리는 20km 정도지만
체력 소모는 훨씬 그 이상이다
후미는 14시 넘어 도착
동해의 멋진 조망 없이
온통 곰탕 속을
온 몸으로 걸었던 너들너들길
새로운 경험이였다
도전과 꿈과 희망을 품게하는
무박산행은 계속 ~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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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산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