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은 눈이오고
남쪽은 비가오는 날
올 겨울 눈산행도 어지간히 했겠다
산행지도 맞땅하지 않아
멀긴 하지만 한 번 가보고 싶었던
여수 돌산지맥으로 달려간다
멀긴 멀다
02:30,
꼬박 네 시간 반만에
돌산대교 들머리 도착
이슬비가 촉촉히 내리고
알싸한 바닷바람이 분다
부지런히 달려야하는, 33km
자칫 비상탈출시에는 적당한 곳에서 하산
바로 여수버스로 주차장까지 점프할 수 있어
아주 편리한 점도 있는 재밌는 종주코스다
앗싸 ~
발이 부르트도록 실컷 걷는
종주산행 & 섬여행 & 도전
세 가지를 즐겨보자.. 🙋
02:40,
돌산대교를 시작으로 둘레길 처럼
출발은 쉽다..😀
곳곳마다 돌산종주 이정표가 있지만
사방 갈라지는 길이 많아
잘 살피며 가야하므로
트랭글 켠 분을 열심히 쫓아간다
03:35,
상하동길 ~
와 ~ 여수밤바다닷..👍
일년 사계월 전 친구들캉
여수 여행와서 1박 했었는데
그 중 절친이 며칠전 돌연사 했다
그 슬픔이 채 가시기전에
우연치고는 너무 우연찮게 오게된
슬픈 추억의 여수밤바다
또 마음이 아린다.. ㅜ ㅜ
출발점 부터
한동안은 도로와 야산을 살랑살랑 걸으며
그리 힘들이지 않고 속도를 낼수 있는데
도로가 많아 초행길은 알바하기 십상이다
벌써 벚꽃인가..
하얀꽃이 만개했네
잠시 알바할 뻔 했다가
다시 되돌아 길을 찾고,,
바닷바람을 연신 들이키며
낮선 섬지역을 구석구석 누비며 걷고 있다는게
신기하고 호기심 가득한 희열이다
앗,,
근데 왠지 낯익은 도로와 건물
설마.. 썰마....?!
세상에 어찌 이런 우연이..
친구들캉 놀다 묵고간
해바라기펜션.. 멍해지는 가슴
갈 길 제촉하며 자꾸 뒤돌아봐진다
친구가 나를 이곳으로 오게했을까..
친구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에효.. 이리 추억만 한가득 남기고 ~~😭
♧♧...
친구야 너는 아니
꽃이 필 때 꽃이 질 때
사실은 참 아픈거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달아줄 때도
사실은 참 아픈거래
사람들끼리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는 것도 참 아픈거래
우리 눈에 다 보이지 않지만
우리 귀에 다 들리진 않지만
이 세상엔 아픈 것들이 참 많다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눈물이 필요하다고
엄마가 혼자말처럼 하시던 이야기가
자꾸 생각나는날
친구야 봄비처럼 고요하게
아파도 웃으면서 너에게
가고싶은 내마음 너는아니?
향기속에 숨긴 나의 눈물이
한 송이 꽃이 되는것
너는 아니?
ㆍ
ㆍ
참 좋은친구
참 멋진친구
참 강한듯 여린친구
그동안 친구가 남긴 좋은추억장 꺼내보고
회상하며 너를 그리워 할게
친구를 보내자마자 이곳을 또 올줄이야
추억이 어려있는 돌산을 걸으며
또 한번 친구의 명복을 빈다 ..⚘️
마을과 야산만 넘다가
첫 번째 소미산..🙋
섬산행을 깔봤다간 큰코다친다
까이껏 얕트막한 산이 힘들겠어 했는데
바닥까지 완전 내려섰다가 다시 정상까지
오르기를 반복하는 코스라 갈 수록 후덜덜 ~
돌산종주시 또하나의 좋은 점은
중간 중간 24시 편의점이 있어
간식을 사먹을 수 있고
배낭도 가볍게 하고 올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모르고 잔뜩 메고 왔는데
하여튼 소미산 내려와
무슬목에 있는 편의점에서 사발면과 커피로
미리 에너지 보충하니 춥지않고 참 편하다
다음은 대미산
대미산 정상 부근에 신기한 동굴이 있어
쑥 들어갔다 나왔는데
일제시대 때 피난처 였는지
그리 길진 않지만 속세를 떠나 조촐하게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
06:23
대미산 정상
작은 산들이지만 능선을 이어 걷는게 아니라
산을 하나 하나 일일이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하므로 다리 운동이 제법이다
6:43,
월암고개를 지날 쯤
날이 밝아오지만 여전히 이슬비가 내리고
섬산행의 최고 묘미 멋진 바다 해돋이를
못보는 아쉬움이 넘 크다
처음 발 들이면서
모든 횡재를 다 누릴순 없다는 진리
그러나 언제 또 오겠나.. ㅠ ㅠ 아쉽다
바다, 산, 마을, 꽃이 어우러진 길~
참 아름답구나 !
짧은 산행 보다 종주산행의 발품 댓가가
이런 것이지.. 힘이 든 만큼 눈으로 가슴으로
보고 느끼는 선물이 많다..🎁
소미산 ~ 대미산까지는 도로도 많이 걷는데
이후 부터는 언덕과 산을 연결하므로
호젖하게 걷기좋은 육산길이다
07:53,
본산?
다음은 안본산인가ㅋㅋ..😄
본산 정상에 작은 연못이 있다
우물속으로 비춰진 텅빈 나뭇가지가
곧 새싹을 틔울 준비로
물이 오르고 있음이 느껴지고
파릇파릇 화초가 무척 싱그럽다
08:08,
수죽산!
대나무 군락지 속으로 어찌 길을 내었는지
가늘가늘한 대나무들이 빼곡히 들어찬
곳으로 깊숙히 빨려들어가는
느낌의 길 ~ !
봉양마을 버스정유으로 내려서니
버스가 쌩 지나간다.. 아주 잠시 흔들리는 탈출
바람막이가 있는 정유장 공간에서
휴식겸 간식을 먹고나니 다시 힘이 오른다
코스 중 가장 힘들다는
봉황산을 향해 출발 ~~ 🙋
오르락 내리락 봉화산을 넘어
봉양고개를 지나
갈미봉 오르막에서 만난
노란 봄꽃
눈속에 핀다하여.. 설연화
눈속을 뚫고 나올 때 꽃 주변 얼음이
녹는다 하여.. 얼음새꽃
꽃말이 동양은 영원한 행복, 서양은 슬픈 추억
같은 꽃을 놓고 어쩜 이리도 상반되는지
이렇듯 세상 많은 것들이
같은 것을 놓고도
상반된 해석과 다른 관점들이 많다
흐미 ~ 깔딱 ~ 깔딱 ~ 공갈봉 ~ 갈미봉 ~
오르막 ~ 봉횡산 접수 ~🙋
10:58,
이래서 힘들다 했구나.. 😛
버섯 생존이 예술이네 !
야호 ~ 봉황산을 넘어서니 바다 전경이
한 눈에 좍 ~ 펼쳐지기 시작 ~
봉황산을 힘들게 올랐더니
급 허기가 진다
많이 지칠때 새콤달콤 먹는 천혜향과
벗님이 주신
따뜻한 가래떡에 이어
따뜻한 약밥이 넘 맛있어
마구 흡입했다는..👍😄
점 점 향일암이 가까워지면서
산을 걷는지
바다 위를 걷는지
사방팔방 바다물결이 일렁인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와 흐린 곰탕 속을 걸었지만
따사로운 햇살아래
해풍 맞으며
파란하늘을 이고
푸른바다를 품고
연두빛 새싹 오르는 봄날
이 곳을 걸으면
참으로 멋진 풍경일 듯 하다
율림치 휴게소에서는
산악회들 시산제가 한창인데
보아하니 산행을 제대로 할 것 같진 않지만
하여튼 즐산행을 위하여~~😄
휴게소지나 마지막 금오산을 향한다
12:56,
금오산
섬산행은 멀기도 하고
잘 안가는 편인데
통영 사랑도가 참 아름다웠던 기억이난다
늘 첩첩 산중을 걷다가
산과 바다를 동시에 품을 수 있는
섬산행이 이색적이긴 하나
깊은 맛은
역시 천고지 이상의 육지산행이다
사방이 뻥뚫린 망망대해
아름다운 경치 보며
장거리를 달려온 시름을 보상받고
살랑살랑 봄기운 머금은 바닷바람에
부르트도록 달려온 발 열기도 식힌다
13:55,
돌산종주 종료
33km해봐야
야트막한 섬산행인데 까짓껏... 했다가
된비알 된통 먹고 후덜덜 ~ ~
동백꽃 개화 시기가 한창일텐데
돌산 부근은 활짝핀 꽃이 드문드문 보인다
잘 마무리하고
지난번에 먹었던 검증된 서울식당에서
간장게장 거 ~ 하게 맛나게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
다음 산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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