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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서북능선(한계령~ 한계령삼거리~귀때기청~ 큰감투봉~대승령~십이선녀탕 ~남교리)

yahaney 2023. 10. 30. 16:32


지리산 천왕봉에는 첫눈이 내렸고
설악산 대청봉에는 얼음이 얼었다는
겨울 시작의 소식이 들려온다

찜통 같은 무더위 속에서
폭서 산행을 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추위 걱정을 해야 하다니
계절 따라 돌기가 숨이 차..😊

겨울맞이 준비와
가을 끝자락 여운을 기대하며
추위 대비를 단단히 하고
길 나선다

한계령의 밤기온이 상당히 쌀쌀할 줄
알았는데
휘영청 대낮같이 밝은 보름달에
웬일로 바람이 잠잠하고
기온은 서늘한 정도다

03시, 스르르 출입문이 열리고
시작부터 가파는 계단을 올라치니
숨이 턱 끝까지 차 오른다


한깔딱 올라치다
급경사를 내려서면
크다란 나무가 두팔 벌려 반겨주고.. 😍


보름달이
깊은 산꼴짜기 칠흑같은 어둠을
어찌나 밝게 비추는지
마치 가로등 아래 걷는듯
온 산이 환하다


04:19
2.3km
서북능선과 대청방향이 갈라지는
한계령삼거리,,
옷 한겹 벗고
물 한모금 먹고
귀때기청봉 방향으로 좌틀한다


오 ~ 어쩜 저리도 맑고 밝고 큰 달인가
칼바람으로 유명한 서북능선 길에
바람도 없이 고요하기만 한
이런날은 처음이니
축복 받은 날.. 😊


역시 빨리 못가는 너들지대
천천히 조심스럽게 진행하며
안전 안전 또 안전하게 걷는다


달이 얼미나 밝은지
어둠속 운무가 다 찍히네


05:29
3.9km
귀때기청봉
겨울엔 귀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세찬바람, 강추위, 눈쌓인 길 등의
악조건으로
발들이가 무섭고
거의 통제되기 쉽상이라
더 추워지기 전에 온것이 적중했다
살랑살랑 미풍만 있을 뿐
축복 받은 좋은 날씨 속에
충분히 즐기며 걷는다


어둠이 걷히며 드러내는
귀때기청봉의 실루엣
산 허리를 감싸며 파도치듯
밀려오는 거대산 운무떼 물결


밤새 어둠길 환하게 비춰주던 보름달은
장엄한 해돋이에 밀려 빛을 잃어가고
산골짜기 마다 하얗게 깔리는 운무는
더욱 고운 선을 드러낸다


형형색색으로 내려앉았지만
바람에 뒹굴거리다
메말라가는 추엽의 길을
잠시 걷다가 ~


가파른 오르막 계단을 숨차게 오르며
뒤돌아 보니
지나온 능선들이 아침햇살에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


07:54
6.7km
1408봉 (큰감투봉)
너들지대와 큰 봉우리를 두개 넘었더니
힘도 들고 슬슬 배도 고파온다

발 아래는 하얗게 운무가 흐르고
온 세상을 말갛게 세탁해 놓은 듯한
청명한 무공해 공간에서
달 별 구름 해 나무 바위 돌 낙엽과
이야기 나누며
걷는 산객은
고저 평화롭고 자유롭지요..😊


긴 긴 세월 동안
이 높고 깊은 산속에서 일어나는
수 많은 사연들을 알고 있는 장수나무는
속을 텅 비운 채
또 겨울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서북능선을
강바람이나 칼바람 없이
설악의 절경을 맘껏 품으며
평화롭고 여유롭게 걷는다는게
얼마나 축복인지..  축복이야 축복!


10:07
9.9km
대승령
이곳에서 장수대까지는 2.7km
악천후를 만나면 탈출하기 좋은 곳이다

거친 험로를 벗어나
다소 유순한 흙길 따라
두 세번 오르내림을 하면
긴 계곡길로 들어선다


천혜의 십이선녀탕 계곡
줄기차게 쏟아져 내려가는
수량이 확 줄었다


수억 년을 쉼 없이 흘러내리며
조각하듯 깎이고 깎여
깊게 패인 예쁜 탕속에
수정처럼 맑은 물 따라
고운 단풍잎 낙하해 빙글빙글 돌다
떠내려가는 풍경을 아주 조금 기대했건만
이미 화려한 단풍은 다 지고 ~


그래도 계곡 끝자락에
마지막 보은하듯 남아있는
화려한 가을꽃에
걸음 멈추고
온 마음 붉게 물들인다.. 😍


13:50
19.7km
남교리

서북능선은 너들지대를 오르내리다
긴 계곡을 타고
계곡미를 감상하며 걷는 코스로
공룡능선 못지않게 힘든 구간이므로
체력이 뒷받침 안되면
매우 힘든 코스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나
서북능선은
거대한 설악의 폭넓은 풍경과
거대한 운무
거대한 계곡미를 동시에 품을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코스임에는 분명하다

남교리 향락객들이 많이 줄어서인지
식당 영업 폐쇠된 곳이 많아
선택의 여지없이 출입구 한 곳에서
식사를 하는데
밑반챠 맛이 그릭저럭 괜찮다.


다음 산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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