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신 5월,
신록이 온 산을 싱그럽게 덮어 갈 때
지리 품에 푹 안기러 가즈아 ~
4월 말 탐방금지 기간이 끝나고
노고단 문이 열리면
전국 산객들이 성중, 화중, 화대,
서부, 태극 ~ 코스 마다
도전장을 내밀고
열정을 불사르는 시즌이 시작 된다
이런 맛을 알고 부터
연중 봄 가을 중 한 두 번씩
지리능선을 장쾌하게 걸으며
체력도 끌어 올리고
어떤 부분을 보강해야 하는지
가름하는 잣대로 삼고
한 해의 족적도 되돌아 보는
계기로 삼는다
배낭도 가벼운 신상으로
새로 구입 ㅡ
기분업, 의지업, 열정업, 도전업 업,,
최대한 필요 물품만 꾸려 보지만
여전히 무겁다

02시
화대종주 팀을 화엄사 앞에 내려주고
다시 버스는 구불구불 지리산을
돌고 돌아 올라 가는데
울렁울렁 멀미로 속이 뒤집어 짐
아 ~ 만반의 준비로
컨디션 조절 잘 해 왔건만.. ㅜ ㅜ
그러나
이런 난조 또한 잘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안다

02:25
성삼재 하차
만복대에서 불어오는 알싸한 바람이
제법 차다
문이 열릴 때를 기다리며
컨디션 조절도 하고
조심해서 간식도 먹는다..먹어야 간다
02:40
차단기 옆으로 슬슬 들어가는
분위기.. 눈치 껏 들어 가며
살짝 불만,,
아니 노고단까지 평길인데
사고날 일이 뭐가 있다고
성삼재 부터 입산 시간을 적용하는지
갈길이 멀어 한시가 급한데
예전엔 노고단 부터 입산 시간이
적용되더만 왜 달라졌는지
당췌,, 이해불가


성삼재에서 노고단까지는
차도로라 워밍업 하며 편하게 오르는데
노고단 공사로 직코스 길이 폐쇄되어
빙글빙글 돌아 거리가 늘어난다
03:35, 노고단 통과


눈썹달이 선명한 모습으로
지리를 비추고
녹초 향기 진하게 풍기는
상큼한 내음에 컨디션이
어느새 회복 된 듯

노루목까지는
임걸령 오르는 고개 외에는
대부분 평길 능선이라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내달리는 길
지리를 쾌 많이 왔어도 늘 종주 하느라
반야봉을 오르질 못했네

04:50
첫 번째 상징적인 곳
삼도봉, 양호하게 도착
해뜨기 전에 이곳을 통과 해야
나머지 거리가 무난해진다
인증만 하고 고~ 고~~

삼도봉 지나면
긴 긴 계단이 나오는데
내리막계단이라 다행이고
슬 슬 날이 밝아오는 지점




뱀사골로 가는 화개재를 지나
첫 번째 긴 ㅡ 오르막을 오르는
토끼봉 ~ 휴~우~ !
예전엔 이 고개를 오르며
넘 졸려 고사목을 붙들고 비몽사몽
힘들어 했던 추억도 새록새록 나고 ~
이제 지리 능선 지도가 대충 머리 속에
있으니 거리 시간 배분을 하며
갈 수 있어 적응이 좀 낫다


토끼봉 올라서면
날이 훤해지고
찬란히 솟아 오르는 태양을 마주하며
맘껏 포효 ~~
새벽 기상을 더 높힌다



지리 능선은
이제야 새싹이 피고
꽃망울이 터지는 초봄을
한 번 더 만끽 하는 기대와 설렘으로
5월 초 달려오는 이유 이기도 하다


긴 봉우리 두 개와 작은 고개를
넘고 넘어 연하천이 가까워지면
아침 시간 중
가장 지칠 때이므로
보통 연하천에서
식수 보충과 식사를 하는데
미리 행동식 보양으로
원기를 북돋우고 허기를 달래며
연하천을 통과 벽소령까지 가서
아침 식사를 하면 여유를 확보 한다
06:40
연하천 쌩 ~ 통과~~

영롱한 아침 햇살에
풀잎에 맺힌 이슬이 반짝반짝 빛나며
싱그러운 봄 향기를
진하게 내뿜는 시간에
지리 능선을 걷는다는 것은
삶 중 가장 고귀함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 🌱 🌿 ☘️

연하천 지나면
시원스레 탁 트인 ~
산군들을 조망하는
첫 번째 ㅡ 포토죤..👍


두 번째 ㅡ 포토죤..👍
지난 가을, 형제 봉에서 만난
행운의 운해,
정말 장관이였지.. 😄


올 가을에 또 그런 멋진 광경을
만날 수 있을까
그 광경을 만나면
차 한잔 들고 망중한에 빠져 보리라
산객들이
멋진 포즈를 취한 채
사진을 담기 위해 줄지어 서 있는
모습도 멋지다

세 번째 ㅡ 포토죤..👍
청명한 하늘이 너무나 예쁘게
배경이 되어주고
형제봉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주는
멋진 바람골 ~ ~



네 번째 ㅡ 포토죤..👍
두 바위 사이로 스며들 듯
지나가는 길
계절, 날씨 조건 상관 없이
영화의 한 장면 같이
지나가는 길
이 곳을 지나가면
절로 떠오르는
넘 좋아하는,
노래 & 가사
< 길 >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
이 길이 옳은지 다른 길로 가야 할지
난 저길 저 끝에 다 다르면 멈추겠지
끝이라며
가로막힌 미로 앞에 서 있어
내 길을 물어도 대답 없는 메아리
어제와 똑 같은 이 길에 머물지 몰라
저 거미줄 끝에 꼭 메달린 것 처럼
세상 어딘가 저 길 가장 구석에
갈 길을 잃은 나를 찾아야만 해
저 해를 삼킨 어둠이 오기 전에
긴 벽에 갖힌 나의 길을
찾아야만 하겠지
가르쳐줘 내 가려진 두려움
이 길이 끝나면 다른 길이 있는지
두 발에 뒤엉킨 이 매듭 끝을 풀기엔
내 무뎌진 손이 더 아프게 조여와
~~~~~
~~


이렇듯
연하천에서 벽소령 가는 길에
멋진 곳이 많다
사진 찍기 놀이 하느라
시간 오버 ~
0:7:50
벽소령 도착
아침 식사를 여유 있게
1시간 씩시나 하고..
더 나이 먹으면 무박 종주도 힘들겠지
그땐
밤하늘에 무수히 쏟아지는 별을 헤며
벽소령대피소에서 잠을 자고
유유자적 걷는 날 있으리..😄



따스한 봄 햇살 먹음은 만큼
여린 나뭇잎은 짙어가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꽃망을 터트린 꽃길은
산객에게 환희를 준다


벽소령에서 세석 가는 길은
험하고 힘든 길이라
심신의 탄력을 잘 유지하여
탱글탱글 걸어야 하는데
아침식사 후 오르는 덕평봉이
제법 힘들다요..

지리산은
군데 군데 식수 보급이 원활해
여러 코스의
길고 긴 장거리를 종주할 수 있는
큰 잇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어쩜 이리도 높은 곳에
끝없이 흐르는 샘물이 있는지
신기해 ~ 신기해 ~
그러니
선비님께 감사해야 하나
산신령께 감사해야 하나..😍
시원한 샘물도 보충하고,
목도 축이고,
푸른 창공에 열나는 발도 식히고..😄



"지리산 제일봉 천왕봉을 찾아보세요"
저 ~~ 멀리 보이네요 ㅎㅎ
시원스레 탁트인 전망대에서
지리의 산세를 폭넓게 조망하며
점 점 높아지는 고도 따라
죽어라 가야할
지금 부터 지리 지리 해지리~~






진달래양 떠난지가 언제인데
이 곳에서 또 진양을 만나다니
역시
"5월 초 지리는 초봄이더라!
초봄을 두 번 만끽"

칠선봉에서 한 숨 돌리고 ~
다음은
뭐가 기다리는지 안다..헉,헉,,

세석을 가기 위해
넘어야할 지옥계단 ㅡ,,
예전 초보 시절엔 이 계단을 넘을 때
죽을 것 같아 몇 번을 쉬었는지
이 곳까지 달려와 지친 상태에서
긴 긴 계단을
몇 번을 한 숨 쉬며 올랐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힘들어도 고개 숙이고
묵묵히 오르는 스킬이 생겼다는..^^
그리고
또 계단, 계단,,, 허걱이닷

지옥계단을 통과하면
영신봉 !
살짝 한 숨 돌리며
세석평전 감상으로
기분전환 하고..
11:20,
세석대피소를 지나면 또 오르막
보통 세석에서 식사를 하거나 쉬었다
오르면 ㅡ 쥐약이다
이 곳을 통과 할 때 쯤이면
점심 무렵인데
한낮 따끈한 태양마져 등에 지고
지친 몸으로 촛대봉을 오른다는 것은
나머지 구간은 지옥 예약이지
고로 곧장 촛대봉까지 고 ~ 고 ~




11:42,
휴~~!
올라섰다 촛대봉
물도 마시고, 간식도 먹고
스트레칭도 하고
다시 힘을 내어
장터목으로 가 즈 아 ~~


아 ~
지리능선에서 제일 좋아하는
ㅡ 연하선경 ㅡ
왠지 이 곳에 오면 험한 산속이 아닌
편안한 엄마 품속 같은 곳..
저 건너편에서 가장 내편이 손흔들며
달려 올 것만 같은 곳..
마냥 놀다 가고 싶은 곳..
참 정겨운 능선이자,
예쁜 길.. 😍






13:05,
성큼 끝이 보이는
반가운 ㅡ 장터목
장터목을 지나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는
어마무시한 오름벽..ㄷㄷㄷ
마지막 고지를 향해
심신의 투지를 한 껏 끌어 올리고
단단히 전열을 가다듬어
제석봉을 오른다




한 발 더 다가서서
통과하는
지난주 북한산에 있는 통천문 통과
이번주 지리산에 있는 통천문 통과
이 곳을 통과하면
하늘로 오르는 ㅡ 길



두 발 더 다가서서 내려다 보는
ㅡ 지리의 풍광 ㅡ
척박한 고지에 갖은 풍파 이겨내고
핀 꽃이라 그런가
어쩜 이리도 선명히 진하노 ㅡ 😍




세 발 더 다가서서 내려다 보는
장쾌하게 걸어 온
굽이치는 지리의 장엄한 줄기 ㅡ
천왕봉을 지키는 호위무사 답게
죽어서도 한치의 흔들림 없이
꼿꼿하게 지리를 호령하는
고사목의 위엄은
수 년이 흘러도 기개는 변함이 없다
정영,
산 것이냐..?
죽은 것이냐..?






어영차 ~ 어영차~
고지가 코 앞이다
파란하늘도 어여 오라 손짓하고
두둥실 구름도 마중나와
마지막 힘을 끌어 올리라
어영차 ~ 어영차 ~응원해준다







끝까지 진하게
힘을 끌어 올려주는 miss진..🌸 😍
까마귀도 살포시 날아와
어영차 어영차 힘내라 함 ~ ~ 🙋




14:05
드디어,, 최고봉 등정.. 🙋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되다"
백두대간의 남진 북진에 따라
시작점이자, 끝점
산객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고
수 많은 사연을 담아내는
ㅡ 천완봉 ㅡ




또 언제 올지 모르지만
한 번 더 초봄을 만끽하며
발이 불어터도록 걸어온
지리 지리한 ㅡ 지리능선 길..😆
어두운 밤 초생달을 벗삼고
장엄한 해돋이로 원기 얻고
싱그러운 초봄의 향기에 취해
한 발 한 발 발자국 남겨며
온전히 품은
오월의 지리산 !
한 땀 한 땀 족적을 남기며 걷는 동안
세상의 지혜와는 또 다른 지혜를 얻고
다리의 무게가 늘어나는 만큼
마음의 무게는 가벼워지니
그럴만한 이유와
그럴만한 가치로
뜨거운 열정을 불사르며
지리산을 찾는지 모르겠다..😍😆




15:17,
법계사
도착하기 이전에
쉼 했으니 ㅡ 통과
천왕봉까지는 심기일전 해서
큰 무리 없이 잘 왔는데
역시 가파른 하산 길은 후덜덜 ~ ~
당근 힘들지 모 ~ ㄷㄷㄷ
극한의 아픈다리 통증을
묵묵히 참아내며 내려서야 하는
이 싯점에선 또 종주하고 싶지 않지
말입니다.. 😰 😭 😁


16:25
드뎌,, End
잘 걷고
잘 참고
잘 이겨내고
잘 완주 ㅡ 🙋


35km, 13시간 45분 소요
(노고단 공사로 우회해서 늘어남)
일일이 사진 담아가며
온전히 지리를 품은 후
.
.
비몽사몽 정신이 나갔다가
차분히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동안
다시
지리가 눈에 선 ㅡ 그리워진다는
묘한 중독.....😁😍
PS: 종주 후 식사를 잘 해야 하는데
늘 많이 아쉽다
중산리로 하산하면
산악회 버스가 식당 뒷편에
주차할 수 있는 조건으로
선택의 여지없이 식당이 한 곳 뿐인
거북이 식당에서 먹어야 하는데
가격만 비싸고
나물비빔밥이 나물은 개뿔
풀 종류 몇가지에
빠지면 안되는 계란프라이도 없이
맛도 별로, 밑반찬도 별로 ㅜ ㅜ
가격이 비싸도 맛있으면 먹는다
그런데
메뉴가 다 가격도 비싸 / 맛도 없어
(차라리 시갼 여유가 있으면
아래쪽 버스주차장으로 내려가면
거목식당 메뉴는 다 맛있고 반찬도
꽤 잘나옴 /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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