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천 벽소령 가는 길에
단풍취가 왜 이리 많은거야
여리디 여린 새싹들이
겨우내 얼었던 땅을 열고 옹기종기
고개 내밀며 쑥쑥 올라 온것들 보면
참으로 경이롭지!
단풍취 나물맛을 아는지라
갈길 바쁜 와중에도 뜯으며
걷느라 손발이 바쁘다 바빠
결국 벽소령까지 가기전 급 배가
고파 아침을 얌얌~~~
아침식사 후 찾아오는 노곤한 식곤증
밤새 달렸으니 당연한 현상이지만
이때 헤매기 시작하면 의지가
흔들리고 힘듬이 가중 될 수 있으므로
스트레칭도 하고
사진도 자주 찍으면서 의식과
호기심을 깨우며 즐겁게 가야 한다
서서히 목마름이 자주 올 때쯤
신기하게도 사시사철 산위에 약수물
흐르는 곳이 있다니 "선비샘"이다
이래서 지리산은 무거운 물을 지고
다니지 않아도 여러개의 대피소와
선비샘이 있어 종주 하기에
정말 좋은 조건이 된다
아~ 이제 하늘을 오르는 듯한 긴긴
일명 지옥계단을 넘어야
세석이 가까워 지는데
그때 마침 운무가 걷힌 뒤 생겼는지
나무 사이로 예쁜 무지개를 보았고
그 기분으로 긴 계단을 무사히 통과
곧 세석이다
겨울에는 세석대피소에서 따뜻하게
식사를 하는게 좋고
그 외에는 밥먹고 촛대봉 오르막을
길게 오르면 자꾸 다리가 뒤로
밀리는 고행을 알기에 배가 고파도
사탕 하나 물고
차라리 휘리릭 통과
오르막을 넘어서서 먹는 것도
페이스 조절의 요령이더라
점심도시락을 맛나게 먹고
후식으로 상큼달달 왕딸기
새콤달콤 자몽을 듬뿍 먹고
일어서려니 몸이 무겁다
나무 그늘에서 딱 한숨 자고파~
그러나 어쩌랴 종주자의 운명인
것을~~
저 멀리 천왕봉이 한층 가까이 보인다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져
속도가 떨어지고
입산도 1시간 늦은데다
나물 뜯느라 30분 지체 했으니
고지가 바로 코앞이지만
아무리 시간 계산을 해도
장터목~통천문을 지나 가파른
긴 오르막을 시간 안에 통과할
자신이 없다 억지로 가더라도
버스 승차 시간 안에
가야하는 부담감,
빡센 오르막, 가파른 내리막
완전 기가 다 소진 되어
겨우 도착할 듯한 뻔한 계산
결단의 순간이 엄습~~~
그래 쿨하게
장터목에서 하산하자
다음 산행을 위해서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올바른 판단이리라
예전 같았으면 중탈이
마치 패배감으로 많이 아쉽고
속상했을 텐데
나머지 산행의 조건과 상태를
충분히 예상하는 터라
연초록의 지리능선을 충분히
맛봤으니 미련도 아쉬움도 없이
또 다음에 완주하면 되겠다
굴러온 돌이 나무를 가르고
나무는 고통을 이겨내고
돌과 함께하는 공존의 세월 ㅜ ㅜ
아~~~드뎌 탈출!!!!!
다음엔 시간 안에 잘 완주해야 겠다
흐미~~~
지리의 정기를 듬뿍 흡입했는데
또 산양삼을 흡입~~~
지혜롭게
선하게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