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 남진 3구간 (설악산, 한계령~공룡능선~ 비선대~소공원)
가을 길을 걷고
공룡 길을 걷고
대간 길을 걷자
11월 첫 날
국립공원 탐방시간은
동계절 타임으로 넘어가 4시 입산이다
처음 계획은 들머리가 소공원이였는데
버스 안에서
한계령 주차가 혼잡 하다는 기사의 말에
한계령 시작으로 급 변경되어
한 시간 이상을 흘려 보낸다
3시에 입산 가능하네 어쩌네
배낭 메고 왔다리 갔다리 하다가
잠 보충 할 시간도 놓치고
황금 같은 시간은 무의미하게 흐른다
소공원에서 비선대 입산 시간은 자유로우니
처음 계획대로 했으면
벌써 입산 했을 텐데
번번이 우왕좌왕 하는 통에
심기가 몹시 불편해진다
전투적 산행은 혼선을 빚거나
시간 낭비가 생기면
산행 코스에 따라 어떻게 페이스 조절을
해야되겠다는 계획이 틀어진다
더군다나 공룡능선 타겠다고
동료 8명까지 합류 되어 공룡 돌고
체력 상황 봐가면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 예정에 있는데
난감해진다
어쨌던 시간은 흘러
4시 한계령 입산
선두에서 차근차근 오른다

한계령 삼거리까지, 2.3km
초반 호흡 조절을 잘 하면서
차분히 꾸준히 올라야 하는데
동료 한명이 처지는 바람에 속도가
느슨해지는 상황


능선을 걸으니
렌턴 불빛 따라 뿌연 운무속을 걷고 있음이
보인다

어둠이 가시고
날이 새지만 온통 곰탕 날씨로
시야가 흐릿흐릿 하다

끝청의 탁트인 조망도 못보네 ~






7.7km, 07:35
중청 대청봉 갈림길
대청봉 왕복 1.2km,
네명만 다녀 오기로 하고
나머지는 희운각으로 먼저간다
나야 다음주 또 올 예정이라 패스 ~




속이 텅 빈 나무!
얼마나 오래 살았을까
속은 텅 비어도 긴 긴 세월 동안
북풍한설 다 겪은 견고함으로
굳굳히 지탱하고 서서
또 겨울 차비를 마치고
하얀 눈을 기다린다

9.7km, 희운각
희운각에서 조찬을 하고
비 예보 보다 일찍 비가 내리니
공룡 포기하는 이들이 많아진다
공룡으로 갈 팀과
계곡으로 갈 팀을 나눠서
점검하고, 4 : 5
우의를 입고 단단한 마음으로
09:24,
무너미고개를 넘는다
시간 까먹으며
한계령으로 입산하지 않고
일찍 소공원에서 시작 했더라면
다 공룡을 넘었을 것이다
이 점이 매우 아쉽다







공룡의 최고 전망대 신선봉!
한치 앞이 안보인다
그동안 보았던 마음속 풍경들을
꺼내어 대비 시키며 마음으로 경치를 보고
묵묵히 걷는다





세상이 온통 하얀 색으로 덮히니
하얀 도화지 위에
앙상한 나무가지들을 섬세하게
스케치 한 그림 같다!




촛대봉을 넘을 땐
비가 몸을 후려치듯 세차게 내리고
공룡 끝날 때까지 비가 그치지 않을 기세라
사진 찍을 의지도
경치를 감상하느라 지체 됨도 없고
쉴 틈도 없이
암릉을 오르락 내리락
조심스럽게 발 끝만 집중하며
공룡의 힘찬 기운만 가득 느끼는 걸음으로
줄기차게 걷는다





어머 세상에 공룡을
한 번도 안쉬고 넘을 수 있구나
물 한모금도
간식도 안먹고
비가 내려 비경의 유혹도 없으니
사진도 몇 장 안찍고 넘었더니
그동안 수 없이 힘들게 넘었던 공룡을
처음으로 한 방에 넘어 버렸다
와 이런게 가능하구나
공룡 타기 재발견이다
비록 천하제일경의 비경을 못 본
아쉬움은 크지만
산행의 스킬을 건진
또 하나의 재발견은 큰 쾌감이다
다음주는 더 힘든 조건에서
또 공룡을 넘어야하니
이 정도는 뭐
이 까짓것 뭐
이런 단단한 마음으로 넘으니
확실히 힘든 느낌도 덜 했다
12:11, 14.7km
마등령 도착
야호 ~ 등산 스킬 재발견의 기쁨이
또 큰 용기를 준다


산 위쪽은 겨울 맞을 준비를 끝냈고
금강굴 가까이 오니
가을 끝자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 .. 🍁.. 나무기둥에 찰싹 붙은 두 녀석
아이고 ~ 예뻐라 ..😍


왜 설악인가..
사시사철, 날씨 조건에 따라 변화무쌍
온 천지가 비경 절경이라
언제나 설악 설악 한다
운무 속의 묵화 같은 풍광들
한 점 한 점 예술이다!




14:09, 18.2km, 금강굴




14:49, 22km, 소공원
차가 밀리고
대기 줄이 길어
C지구까지 2km 걸어간다
산행 끝난 후 아스팔트길 처음 걷기
와 ~우 ~ 컨디션 양호(대박)
결국 전체 동료 중 공룡능선을 넘어 온
대간꾼들이 몇 명 없었다는....
다음 산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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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등령 #금강굴 #비선대 #소공원